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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에 합격했는데 정시로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고민, 매년 수능 이후 정말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예외도 분명히 있으니, 정확한 규정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왜 수시 합격하면 정시를 못 쓸까?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에 따르면, 수시모집에 합격한 사람은 같은 학기에 실시되는 정시모집과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등록 여부'가 아니라 '합격 여부'가 기준이라는 점입니다. 합격 통보를 받은 순간, 그 대학에 실제로 등록하지 않았더라도 정시 지원 자격이 사라집니다.
이런 규정을 두는 이유에 대해 교육부는 수시전형에서 합격할 수 있었던 차순위 불합격자의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수시 지원은 본인의 선택이었던 만큼, 합격 후 정시로 갈아타면 그 자리를 놓친 다른 지원자에게 불공평하다는 취지입니다.
예외적으로 정시 지원이 가능한 경우
모든 경우에 막히는 건 아닙니다. 카이스트·유니스트처럼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대학과, 이른바 '전형기간자율화전형' 합격자는 예외적으로 정시 지원이 가능합니다.
또한 3군 사관학교, 경찰대학처럼 특별법으로 설치된 대학 간에는 복수지원과 이중등록 금지 원칙이 아예 적용되지 않습니다. 폴리텍대학도 고등교육법상 대학이 아니라 기능대학법에 따라 설치된 시설이라, 수시 합격 후 정시에 지원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수시납치'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이런 상황을 '수시납치'라고 부릅니다. 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잘 나와서 원래 수시로 지원했던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에 정시로 갈 수 있는데도, 이미 수시에 합격해버려 정시 지원 자체가 막히는 상황을 뜻하는 속어입니다.
보통 수시는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상향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입시 정보에 어둡거나 불안한 마음에 하향 지원한 학생들에게서 종종 이런 상황이 발생합니다. 지원 전에 이 규정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규정을 위반하면 어떻게 될까?
교육부 지침에 따라 모든 대학은 모집요강과 입학지원서에 복수지원 금지 위반자에 대한 입학취소 조항을 반드시 명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수시에 합격하고도 정시에 지원해 합격했다면, 나중에 이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 입학 자체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 규정은 특정 대학 몇 곳이 아니라 산업대학·교육대학·전문대학을 포함한 전국 모든 대학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내가 다닌 학교만 그런 거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수시 지원 전, 아래 항목을 미리 점검해두면 나중에 후회할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내가 지원하는 대학이 이중등록 금지 원칙의 예외(특별법 대학 등)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기
- 수시 지원 시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 수준과 비교해보기
- 하향 지원이 걱정된다면 지원 전 입시 전문가나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기
- 합격 발표 후에는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정시 지원이 막힌다는 점 기억하기
- 예외 대학(카이스트·사관학교·폴리텍 등)이라도 대학별 자체 규정을 모집요강에서 재확인하기


